[리버럴미디어=염세훈 칼럼니스트] 4.15 총선이 끝난 후,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그동안 공석이었던 안성시장의 자리가 채워졌다. 그리고 이어서 본격적으로 안성시장의 힘이 실린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의 진원지는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신비감의 풍경을 자랑하는 고삼 저수지이다.
이곳은 그동안 전국의 수많은 강태공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은 낚시터로 정평이 나있는 곳이며,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주 배경이 되어 관광코스로 자리 잡아 이 마을 일대의 경제의 큰 기여를 한 효도 명소이다.
이런 곳에 하이닉스 공장에서 사용되었던 온배수가 방류된다고 하니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끓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에 갓 부임한 의욕 있는 김보라 안성시장은 "SK하이닉스는 인허가 권한이 있는 용인시와 먼저 해결을 봐야 한다"며 "방류수 처리에 대한 일방적 요구는 무례하며 시는 시민과 뜻을 함께 한다. 방류수 처리에 대한 대책 없이 기업을 유치한 용인시는 원점에서 이번 사안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주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공장에서 사용된 온배수는 방류되었을 경우, 수질에는 영향이 미미해 오염되진 않지만, 수온이 높아져 생태계가 교란되고 어류가 폐사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보라 안성시장의 시와 시민들에 대한 우려와 책임감에 깊은 공감을 한다.
하지만 이 온배수는 농업에서 난방비 절감과 탄소 배출 감소로 재활용의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워터파크, 쇼핑몰, 숙박시설, 스포츠센터 등 에너지 다소비 사업에 유용해 활용적 가치가 매우 크다.
용인시와 안성시 모두 농업의 명맥을 잇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방류에만 초점을 맞춰 온배수의 농업적 가치를 간과하고, 다른 활용 방안도 고려하지 않은 채 서로에게 미루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 김보라 안성시장의 발언으로 보아, 하이닉스를 단순한 지역 차원의 기업유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보인다.
단순히 한 지역이 단독적으로 유치한 사업이고, 이 사업이 타 지역에 피해를 줄 소지가 있다면 타 지역의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 현안 해결하기 바쁜 그 시간에 타 지역 문제에 관해 머리를 맞댈 이유도 없다.
그러나 하이닉스는 명백히 국가의 관심과 지원하에 진행되었던 국가사업이다. 국가사업인 만큼 '네 땅, 내 땅' 가리기보다는 '과연 방류가 최선인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서로 머리를 맞대었으면 혁신 행정으로 남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국가사업이 지역 간의 분쟁으로 이어져 지역의 현안으로 하등 분류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이닉스는 국가의 발전이며 경쟁력이다. 그런데 지금, 국가사업은 어디로 방류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