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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ING

[경기도 모색하다] 대한민국 24시 닥터헬기의 중심지 경기도

헬기 탑승했던 간호사 출신 김태연 주무관 인터뷰
한국에서 닥터헬기에 대한 인식
경기도에서 만든 최고의 닥터헬기 환경
경기도 닥터헬기 24시 운행
닥터헬기 도입 후 소방에도 긍정적인 영향
닥터헬기 부족한 인프라와 효과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언론에서는 처참하게 찌그러진 헬기 모습을 띄우는걸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나에게는 그런 일이 없을 거로 생각할 수 없다. 나한테도 올 수 있는 일(사고)이다”

 

지난 2014년부터 이국종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소장)와 헬기 탑승을 했었던 김태연 경기도청 보건의료정책과 주무관은 최근 독도 헬기 사고 관련해 닥터헬기 운항 멤버로서 눈물을 보이며 말했다.

 

김 주무관은 과거 간호사를 지냈던 경기도 공무원으로 닥터헬기 관련 과에서 실무를 보고 있다.

 

본지는 지난 6일 경기도청 제3별관 1층 카페에서 김태연 주무관을 만나 닥터헬기에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닥터헬기, 독도 사고 때문에 운행이 중단

 

 

지난 10월 31일 독도 인근에서 소방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그로 인해 닥터헬기에 대한 극단적인 언론 보도가 진행되고 현재 모든 닥터헬기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다.

 

김 주무관은 지난 독도헬기 사고를 우려스럽게 보는 여론을 안타까워하면서 닥터헬기를 운용하는 의사, 간호사들에 대해 “영웅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다. 우려스럽게 생각하지 말고, 닥터헬기로 환자를 수송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위험함을 감수하고 일을 하는데 어렵게 한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위험을 감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닥터헬기에 탈 수 있는 동료가 부족하다. 그러니 냉소적으로 보지 말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잘잘못에 대해……. 독도 사고를 통해서 문제점을 부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닥터헬기의 인식에 대해 “시민들이 닥터헬기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닥터헬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구체적인 인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닥터헬기에 대한 인식은?

 

 

김 주무관은 “요즘 독도 사고와 관련해 헬기 운항을 해야 했나, 안 해도 됐었나, 비판이 있다. 그런 비판은 현장 사람들을 위축시킨다. 환자도 만에 하나 중상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칭찬이 들어오는 창구는 없다. 그러나 분명히 현장에서 6년 정도 있으면서 이송되어 온 환자와 가족들의 감사를 봐서 그런지 민원들에 대해서 그렇게 나쁜 민원이 많다고 느끼지 않는다. 생각보다 시민들이 꽤 많이 이해하고 있다. 몰상식한 민원은 없다”면서 “행정과 현장을 다 해봐서 그런지 시민들 인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닥터헬기 환경을 만드는 경기도

 

 

김 주무관은 “이재명 지사가 오고 나서 저희가 업무에 대한 헬기 운항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다. 이전에도 환자가 필요하면 무조건 가고 싶었으나 내부적으로 갈등이 많았다. 예컨대, 안전이라든지, 소음이라든지, 항공안전법에서 말하는 법 등 말이다”라면서 “이전에는 냉정하게 법대로 하자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헬기가 운항을 안 하면 혼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격세지감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21일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되는 응급의료전용 ‘닥터헬기’를 도입하고,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와 ‘중증외상환자 이송체계 구축’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18일에 경기도는 도교육청, 아주대병원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협약’ 체결하면서 도내 학교 운동장 1,755개소, 공공청사 및 공원 77개소 등 2,420개소 이착륙장 활용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대해 이재명지사는 “긴급 상황 시 착륙의 모든 책임, 경기도가 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국종 교수는 “대한민국 패러다임을 바꾼 일”이라며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선진국모델 구축을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 교수는 지난 8월 29일 경기도청에서 실시된 응급의료전용헬기 종합시뮬레이션 훈련에서 “기존의 닥터헬기와는 달리 산악구조 등과 같은 고난도 구조업무 등 소방 관련 임무는 물론 해상작전까지 가능한 헬기로, 격오지에 있는 주민들뿐 아니라 해병대 전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라며 “헬리콥터로 응급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하는 것 자체도 대한민국에 없었던 패러다임인데 더 나아가 소방과 완전히 융합된 시스템이 구축됐다. 한 사람의 리더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경기도가 대한민국 항공 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기도 닥터헬기 무엇이 다른가?

 

 

김태연 주무관은 닥터헬기 도입 작업 초반부터 이국종 교수와 함께했다. 현재는 도청에서 닥터헬기 관련 행정업무를 보고 있어, 현장과 행정적 상황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국내에서 처음 도입하는 부분이라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지금의 닥터헬기는 기존 닥터헬기와 다르다. 도서산간지역에 지리적 포커스를 두고 있다. 접근성 떨어지는 환자들을 신속하게 이송하고 지리적 접근성의 차이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는 콘셉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닥터헬기 장점에 대해 “닥터헬기는 빨리 이동하는 것만이 아니라 잘 꾸려진 장비와 전문 의료진이 환자에게 빨리 가는 것이 헬리콥터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국종 교수만의 특별한 닥터헬기 환경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김 주무관은 “이 교수님은 실제로 기록에 대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상 기록 등 없는 돈에 고글 카메라 등을 씌워서 모든 현장에서 찍고, 리뷰하면서 공부하고 공유하고 그런다”고 말했다.

 

24시 운행하는 경기도의 닥터헬기

 

 

경기도를 포함해 닥터헬기는 현재 7대다. ▲경기(아주대병원) ▲인천(가천대길병원) ▲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충남(단국대병원) ▲전북(원광대병원) ▲전남(목포한국병원) ▲경북(안동병원) 등에 배치돼 있다.

 

그러나 이국종 교수가 운행하는 경기도 아주대학교병원 닥터헬기를 제외한 6대의 닥터헬기는 주간에만 뜰 수 있다. 헬기 모델 자체가 중소형이어서 야간에는 고압선 등 장애물이 잘 보이지 않는 한계가 있다.

 

김 주무관은 24시간 운항에 이르기까지 여정에 대해 “24시간 야간 가동에 대해 반감도 있었다. 경기도도 잘한다고 주목받다 보니 야간 운행을 현실적으로 잘할 수 있겠냐는 부담감도 있었다”면서 “경기도의 경우도 이국종 교수가 외상환자를 중심으로 닥터헬기를 운항하고 있어서 내과계 질환까지 확대하기 전까지 부담감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닥터헬기 대상 환자 확대에 대해 “고도의 전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 전국에 이국종 교수와 11명의 의사뿐이다”라고 호소했다.

 

지난 9월 6일 야간 응급의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닥터헬기 ‘에어 앰뷸런스’가 아주대학교병원(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저녁 하늘을 날아올랐다.

 

24시간 운항하는 경기도 닥터헬기는 중대형급 헬기로 응급처치뿐 아니라 응급수술이 가능한 헬기이다. 또한 심지어 활동 범위는 경기도 권역뿐 아니라 한반도 전 지역에 24시간 출동할 수 있다. 제주도에서 발생한 사고 현장에도 급파될 수 있다는 것.

 

닥터헬기 도입 후 소방에도 긍정적인 영향

 

 

김 주무관은 얼마 전 일례로 “화성종합경기타운에 소방차가 출동했는데 문이 잠겨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소방 활동을 위해, 환자를 위해 강제개방을 하는 거에 대해 민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주저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잠금 된 문을 깨버리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소방대원 중 누가 잠금장치를 풀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데, 모두 함구하고 있었다. 칭찬해주려던 것이었는데 말이다. 현재는 어떤 컴플레인이 들어와도 도에서 책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방직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어떤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에 대해 김 주무관은 “아무래도 현장은 윗선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지역을 잘 알고 오래 일한 분들이 계신다”면서 “거버넌스 등이 기대되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다”고 답변했다.

 

부족한 인프라 용인하고 이해해줬으면

 

현재 경기도도 인력 등 인프라가 부족한데, 다른 6곳은 헬기 인프라 등 더욱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 주무관은 “국회 등에서 야간에 구조하겠다는 지자체가 있다면 허용해주고, 다양한 국토의 환경을 고려해 여러 가지 필요한 것을 용인해주고, 지역별로 차별 없이 닥터헬기가 운행될 수 있도록. 시민들은 부족한 현재 인프라를 용인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닥터헬기의 위엄

 

 

김 주무관은 간호사 시절 이국종과 헬기 운항에 함께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순간을 회고했다.

 

그중 일례가 미국 LA에서 외상과정에 대해 교육을 받는데, 스스로 ‘플라잉 널스(flying nurse)’라고 표현했더니 그곳의 학생들이 몰려와 존경한다는 표현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해상 훈련에 대해서 “닥터헬기 도입 초창기이다 보니 훈련을 많이 했다. 서해바다 연평도 등 해병대장병이 사고 나면 중상이다 보니, 그쪽에서 시뮬레이션 훈련 등을 했다. 바다에 나갈 수 있는 장비를 갖춘 헬기가 많지 않고, 닥터헬기로는 유일하기에 독도를 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사고가 나는 바람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본지는 김태연 주무관(경기도청 보건의료정책과)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도 닥터헬기 운항에 있어서 현장과 행정 상황을 모두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김 주무관이 “지금은 (안전점검으로 닥터헬기) 운항이 중단된 상태이다. 빨리 날고 싶다”고 강조하는 부분에서 실무자들의 닥터헬기 운항에 대한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응급의료전용 24시간 닥터헬기는 지역과 주·야간에 구분 없이 기존보다 자유롭게 헬기를 착륙시킬 수 있는 효과를 보며 현장을 누비고 있으며, 2~3일에 1명꼴로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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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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