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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ING

백제부터 임진왜란까지, 그리고 현재 진행형 독산성 이야기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경기도 남부에 위치한 오산시에는 전국에서 가장 독특한 산성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백제 시대에 축조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독산성이다.

 

독산성은 통일신라 시대와 고려 시대를 거쳐 임진왜란 때까지 계속 사용됐다. 군사적 요충지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독산성에 올라 산밑을 내다보면, 오산시와 화성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렇기에 군사적 움직임을 파악하기 좋은 요충지로 사용된 것이다.

 

유구한 세월을 걸쳐 현재까지 보존된 독산성에는 재미있는 전쟁 속 일화가 숨어있다. 바로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2만여 병사들과 함께 독산성에서 주둔하고 있었다. 이때 맞은편에는 가토 기요마사가 이끄는 왜군이 진척하고 있는 대치 상황이었다.

 

이 산성은 많은 군사가 주둔하기에는 물이 부족한 편이다. 이를 알아챈 기요마사는 권율 장군과 군사들이 식수가 부족할 것으로 생각하고, 물 한 지게를 산 위로 올려보내며 조롱했다.

 

권율 장군은 이때 슬기로운 생각을 꾀한다. 산 위에서 백마에게 흰 쌀을 끼얹어 물이 많은 것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 이를 본 왜군은 말을 씻길 만큼 산꼭대기에 물이 풍부하다고 생각하고는 물러났다고 한다. 권율 장군의 지혜로 군사를 동원하지 않고서 왜군을 무찌른 것이다.

 

이후 이곳을 씻을 세(洗), 말 마(馬)라 하여 ‘세마대’라고 불렀다. 현재 세마대 인근에는 세교지구가 들어서 있다. 오산에 신인구가 사는 곳이다.

 

 

세마대가 탄생되기 전 독산성은 역사상 처음 ‘삼국사기’를 통해 거론됐다. BC 8년(온조왕) 독산에 목책을 설치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후 통일신라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독산성과 관계되어 전해지는 기록이 전혀 없다. 그래서 가장 유명한 일화가 조선 시대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의 세마 사건이다.

 

지난해 오산 독산성에서 삼국시대의 유적이 발견됐다. 조선 시대뿐만 아니라 그 이전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가치가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독산성의 유물 발굴과 역사적 가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부족하다. 그만큼 가치가 얼마만큼인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방증이 된다.

 

오산시는 독산성을 세계유네스코 문화재로 선정하겠다는 비전을 품었다. ‘문화도시로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가치를 잇는 이음 문화’라는 콘셉트로 준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마음으로 생동하는 문화도시 오산’이라는 사업명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2차 문화도시 예비도시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예비 문화도시로 1년간 사업을 진행하고,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향후 5년간 최대 국비 100억 원을 포함해 총 200억 원의 예산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가슴 뛰는 독산성 유네스코 등재 논의

 

 

오산시청 문화예술과 김정주 주무관은 “현재 독산성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논의가 이루어질 만큼 대단한 성과임이 분명하다. 이제는 오산시를 넘어 세계의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 공직자로서도 매우 가슴 뛰는 일이다”라며 “발굴 사업과는 별도로 지난 2015년부터 진행된 독산성 종합정비계획에 따른 성곽사업과 탐방로 정비사업, 주차장 매입 등 독산성을 찾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주무관은 “올해 성곽 정밀 안전진단 등 유적지로서의 보존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문화도시로 제2의 새로운 성장을 목표하고 있는 저희 오산시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모든 공모사업에 최대한 적극 참여해 독산성이 그 중심에서 유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구축할 계획이다”라며 “특히 독산성 내 무연고자 묘지 7개에 대해 공고를 통한 이전 분묘도 진행할 예정이며 외곽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제반시설 및 공공사용시설 활용에 대한 시의 사업계획이 예정되어 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주무관은 “현재 유적발굴로 인해 출입제한 지역을 구분해 놓았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탐방로와 안내판 등 정비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문화재 보호법에 있어 지금까지 독산성을 찾는 분들의 행위, 예를 들어 산악자전거 이동 같은 위험한 행동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정규제가 명확하지 않다. 문화재청에 건의해 최대한 개선할 수 있게 노력하고 위험 및 제한 안내판 추가 설치를 할 계획이다”라며 “소중한 문화재를 아끼는 마음으로 독산성을 찾는 시민들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오산은 지난 10여 년간 ‘교육도시’로 부상해 벤치마킹의 모델로서 위상을 떨쳤다. 이어 ‘문화도시’로 성큼 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오산은 독산성을 재료로 ‘문화도시’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어떻게 사업이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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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