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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큰별이 비추는 시선] 지금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

변질되고 있는 #Metoo
분노의 방향을 잘 생각해봐야
미투운동은 여성 운동이 아니다


[리버럴미디어=강한별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된 #Metoo 운동이 거세지면서 그 바람이 한국에도 강하게 불고 있다. 문제는 ‘YOLO’ 문화가 그랬듯, #Metoo 역시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다.

한국은 분노사회다. 오랜 시간 지역 간 갈등이 심했고, 남녀가 편을 갈라 싸움이 거세지며 ‘여혐’과 ‘남혐’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틀딱충’, ‘급식충’, ‘개저씨’, ‘맘충’ 등 한국 사회에는 성별과 세대를 막론하고 혐오가 자리 잡았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한국에 또 다른 혐오가 등장하고, 급기야 분노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미투 운동에 대한 남성들의 해결책이랍시고 ‘아내 외에 다른 여자와는 절대 단둘이 밥을 먹지 않는다’는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의 발언에서 나온 ‘펜스룰’이 등장했다. 심지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니 미투 운동을 그만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분노의 방향을 잘 생각해봐야


프랑스의 심리학자 프란츠 파농은 프랑스에 식민 지배를 당하던 알제리에서 폭력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원인을 ‘수직폭력’과 ‘수평폭력’으로 설명했다. 파농에 의하면, 사회구조적 폭력이 개인에게 수직적으로 가해졌을 때, 이 수직 폭력을 되받아치지 못하는 개인은 주변에 폭력을 수평적으로 가하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불의에 분노할 때, 해소되지 않은 분노는 자기 자신이나 남에게 향한다. 수직 폭력을 당하는 약자들이 폭력의 근본을 보지 못한 채 분노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이다. 그런데 약자들이 서로에게 분노할수록, 진짜 가해자는 점점 가려진다. 가해자들은 아마 약자들 사이의 싸움을 의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Metoo는 여성 운동이 아니다


#Metoo는 권력구조 속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것이다.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침해당한 모두를 위한 운동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Me’들은 기본적인 ‘인권’을 외치고 있다. 과거 신분, 인종, 성별에 따라 차별받던 시절, 용기를 내서 ‘인권’을 위해 싸워온 사람들이 존재했기에 우리는 법적으로나마 평등함을 보장받고 있다. 응원하고 함께 한다는 #Withyou는 못할지언정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미투 운동의 의미와 본질이 우리도 모르게, 혹은 누군가에 의해 변질되고 감춰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편을 갈라 서로를 혐오할 것이 아니라 흐려진 본질을 되찾고 분노의 방향이 올바른 곳으로 향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 강한별 기자 lelia0904@libera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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