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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뇌가 섹시한 소리] 소녀, 임을 공적으로 지지하고 싶었소.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내가 처음 선거권을 갈망했던 때는 바야흐로 열정의 2002년 대선 때이다. 당시 열린우리당 노무현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뜨거운 레이스를 펼치던 때로,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반전 대선과 한·일 월드컵도 더불어 선전하며 어느 때보다 열기에 가득하던 해였다.

나는 노무현이라는 인물을 인터넷, 텔레비전을 통해 처음 접하고 뛰어난 능변에 온 마음을 뺏겼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노무현을 지지하고 다녔다. 일례로, 학급 친구들과 팀을 꾸려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적합한가’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고 다녔다. 통계학도 모르는 10살 아이의 설문조사였지만,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직업군에서 각기 다른 태도와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그때 나에게 투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상황임에도 속상하고 답답했다. 내가 원하는 후보를 공적으로 지지할 수 없다는 것과 원치 않는 후보를 반대할 수 없다는 것은 내가 ‘주체적인 시민’인지, ‘국가 혹은 부모에 속한 어린이에 불과한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갈망하던 대통령 선거를, 바라고 바라던 대로 ‘스무 살’, 만 19세 성인이 되자마자 18대 대선에서 투표를 행사했다. 만약, 12월 대선이 아니라 지난번 장미 대선처럼 빨랐다면 못했을 거다. 그리고 이어지는 지방선거, 총선 모두 충실히 임했다.

그만큼 선거권 행사는 시민 스스로 당당하고 희망찬 영위권이다. 언제나 그 권리를 행사하고 싶고, 제약받지 아니해야 한다.

18세 선거권 하향, 그리고 또 하향돼야


22일 청와대 개헌안 발표에서 조국 수석은 “청소년은 멀리 광주학생운동부터 4·19혁명, 부마항쟁, 그리고 촛불 시민혁명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그들의 정치적 역량과 참여의식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고 말했다.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선거권이 19세인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또 선거연령을 16세로 낮추고 있는 게 세계적인 추세이다.

 


지난 2015년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6세부터 교육감 선거권 도입을 주장했다. 2016년 경기도교육청은 16세 교육감 선거권 도입(18세 선거권부터 단계별 하향)을 416교육체제의 계획으로 수립했다.

이처럼 청소년 선거권 연령을 부분적으로 하향하고 나중에 완전히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선거권 연령 하향을 적극 지지한다. 왜냐하면, 나는 10살 때 지지하는 자를 공식적으로 투표하지 못했다. 또한, 공식적으로 잘못된 것을 잘못이라 주장하지 못했다. 그릇된 정치를, 정책을 꾸짖지 못했고 적극적으로 목소리 낼 수도 없었다. 권리의 부재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묵살 당한 것보다 더 모독적이다.

주체적 권리는 나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연령이 어린 자도 인격과 판단 능력이 있음을 깨닫고 인정한 문명사회에 살고 있다. 더욱 열정적인 목소리를 공적으로 내는 것. 그것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