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어느덧 리버럴미디어 창간 만 9년을 맞이했다. 십 년가량의 시간은 지금 와서 보니 차곡차곡 느리지 않게, 어쩌면 코로나 전염병 시기를 거치며 빠르게 단축되어 지나왔다.
십 년가량 언론사, 기자라는 직업을 하다 보니, 이제 시간을 채우는 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오래된 언론사인지, 기자인지 따지다 보면 그간 무엇을 얼마나 써내려 왔는가에 대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계산은 솔직히 만족스러울 수 없다. 훌륭하고, 치열하게 이 시간까지 달려왔다고 양심껏 외칠 수 없다.
알면서 모른 척, 더 파고들어야 하는 데 그만둔 적, 하려다가 삭힌 적 없지 않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살기 위한 비겁한 선택을 가난한 마음으로 한 적 있다.
세상사라는 게 눈도 감고, 귀도 닫고, 포기도 하고, 한계를 맛 보고 그런 것이면서도, 다른 누군가는 흐름이나 안정에 정처 하지 않는다. 불편한 목소리를 내고, 아픈 걸음을 걷는다.
아픈 길에 고통스러워서 다른 길로 돌아간 게 옹졸하고 비겁한 것만은 아니지만, 열정을 내고 담대할 수 있는 총량이 부족해서 아픈 길을 외면한 적 있음을 고백한다.
리버럴, 미디어의 뜻
나아지는 것, 고무적인 것, 긍정적이고 유연한 변화 등을 생각해서 지은 사명. 다른 이야기지만, 미국에서는 진보언론을 ‘리버럴 미디어’라고 총칭한다. 태평양 건너 먼 미국에서는 거대한 대명사로 쓰이지만, 한국에서 리버럴이라는 단어는 초창기에는 굉장히 낯선 단어였다. 리버럴미디어라고 사명을 소개하면 헷갈리는 이들도 많았고, 지난 국무총리는 명함에 쓰인 리버럴이라는 글자를 보고 자유주의라며 경제적인 관점으로 사명을 해석하기도 했다.
요새는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것에 대해 ‘리버럴하다’라고 꽤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 다행히 미국처럼 특정 정치 성향의 언론을 지칭하는 뜻으로 보지는 않는다(전해 듣는 말에서 유추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미디어라고 한 것도 시대를 뒤처지지 않는 대명사를 사용하고 싶었다. 미디어가 포괄하는 개념은 아주 크고, 가까운 미래에도 사라지거나 급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세하게는 레거시 미디어와 뉴미디어 모두를 포함하기 위해서였다. 창간 초기에는 카드뉴스로 SNS를 활용해 기사와 정보 콘텐츠를 전달하는 데 힘썼다. 지금은 트랜드에 맞지 않아 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유튜브를 하면서 레거시 미디어+뉴미디어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리버럴미디어 유튜브를 사용하지 않는다. 본지의 정체성은 ‘공소리 기자’ 그 자체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네이밍에 포함해서 ‘세상공소리’라는 브랜딩 유튜브를 시작했다.
할 일은 지역사회 선순환 구조에 이바지하는 것
리버럴미디어는 경기도 지역 중심의 언론사다. 기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로컬언론인으로 살고 싶다. 대개 젊고 영리한 기자는 지방에서 중앙으로 건너가곤 한다. 나는 애초에 중앙언론인으로 가고 싶은 갈망이 없었다. 지역사회를 나아지게 하는 역할을 하는 로컬언론으로 존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강과 상황이 허락하는 한 지역사회에 선순환 구조에 역할 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싶다. 현재까지 언론보도 한 것, 그게 지자체의 보도자료든 홍보 기사라 할지라도 공익적인 것이다. 정책 홍보성 기사를 저평가하고 싶지 않다. 시민은 정책을 알고, 누리고, 활용해야 한다.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 하면 못 하는 대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은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언론사도 마찬가지다. 공익적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의무를 다하고, 조금 더 힘써서 열정을 더해서 지역사회가 선순환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응당하다.
혼자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다른 매체와도 협력해야 한다. 기사 또한 사람이 쓰는 것이니 유한한 존재이기에 모든 걸 다 쓰고, 다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러나 최대한 쓰려고, 알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창간 만 9주년을 맞아, 하고자 하는 자랑은 없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채찍질을 칼럼을 통해 하는 것이 기자로서, 발행인으로서 할 수 있는 액션이자 약속이다. 그리고 그럴 수 있도록 힘이 보태어지길 바라는 희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