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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획 칼럼1] 우리는 지금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정말 서로에게 닿고 있는가?

‘청소년의 생명존중 문화확산 및 위기대응체계 구축사업’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시·군 센터(광주·부천·안산·오산·용인·의왕·평택·파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통신(通信). 통할 통(通), 믿을 신(信). 우리는 오래전부터 ‘서로 통한다고 믿는 일’을 소통이라 불러왔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어떤가. 하루에도 수백 개의 메시지가 오가고,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과 감정까지 분석하며, AI는 인간보다 더 빠르게 대답한다.

 

그럼에도 많은 청소년들은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 한다”고 말한다.

 

초연결 사회는 왜 가장 깊은 외로움을 만들어 냈을까?

 

오늘날 청소년들은 혼자인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되는 상태 속에 놓여 있다. 외로움은 관계의 부재가 아니라 ‘나는 누구에게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감각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외로움은 “물리적 단절”이 결정적이었다. 먼 거리를 걸어서, 혹은 버스 등을 타고 학교에 나와야 직접 닿을 수 있었다. 만남을 약속하고, 장소에 함께 도착해야만 관계를 맺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약속을 기다리는 기대와 소중함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현시대는 SNS·알고리즘·AI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가 모든 게 연결된 세상에서 살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이고 싶은 것만 보인다. 정작 자신 내면의 이야기는 숨기는 거다. 모든 걸 공유하고, 관계하는 듯하지만, 그 통신 속에서 소외된 자아를 느낀다.

 

우리 청소년은 특히 더 그렇다. 이러한 고도의 발달한 통신 사회에서 사는 것은, 동시에 늘 평가받는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왜냐하면 조회수·좋아요·팔로워 숫자가 가시적으로 보인다. 그건 중요한 존재 가치처럼 느껴진다.

 

그러한 평가는 ‘나는 누구에게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마음이 들곤 한다. 외로움은 관계의 부재가 아니라 이 같은 감각에서 만들어진다.

 

 

겉은 연결, 속은 단절.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연결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깊은 외로움을 호소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스마트폰 속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이어 붙인다.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의 대화는 점점 끊어지고 있다.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더 어려워졌다.

 

메시지는 실시간으로 도착하지만, 마음은 지연된다. 우리는 서로의 일상을 알고 있지만, 서로의 고통은 모른다. 오늘날의 외로움은 고립에서만 오지 않는다. 오히려 끝없는 연결 속에서 외로움은 더 선명해지기도 한다.

 

겉은 연결, 속은 단절. 온라인에서는 늘 누군가와 이어져 있지만, 자기 감정은 설명하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은 보이지만 자기 존재감은 희미해지는 상태이곤 한다.

 

우리는 연결망 속에 살고 있지만, 정작 자기 내면과는 접속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현대인의 외로움은 ‘혼자라서’가 아니라, ‘진짜 나로 연결되지 못해서’ 발생한다.

 

“끊임없는 타인의 전시” 속에 사는 우리 청소년 세대

 

SNS는 비교를 시스템화했다. 누군가는 여행 중이고, 누군가는 성공했고, 누군가는 사랑받고 있고, 누군가는 예쁘고, 누군가는 행복해 보인다. 그러나 그 이미지 뒤의 고통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오래 머무는 감정을 학습한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데이터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우리는 타인의 ‘결과’와 자신의 ‘과정’을 비교하며 살아간다. 과한 비교도 문제지만, 잘못된 영역끼리 비교하는 것이다. 그 비교의 궁극적인 문제는 심리적 고통으로 심화 된다는 것이다.

 

AI는 점점 인간을 더 잘 이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취향을 추천하고, 감정을 분석하고, 대화형 AI는 더욱 발달하고,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런데 정작 인간끼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곤 한다.

 

AI는 우리의 취향을 예측하지만, 외로움까지 책임져 주지는 못한다. 인간은 이제 기계와는 대화할 수 있게 되었지만, 사람 간 서로의 마음과는 더 멀어졌는지도 모른다. 기술은 연결의 속도를 혁신했지만, 관계의 깊이까지 성장시키지는 못했다.

 

겉은 연결됐지만 속은 접속하지 못하고, 남의 ‘결과’를 나의 ‘과정’과 비교하고, AI와 대화하지만, 사람과의 대화는 줄었다.

 

관계의 깊이가 채워지고, 외로움을 사람의 온정으로 채우는 것은 예전보다 더 어려운 세상이 됐다. 오프라인 만남보다 온라인 채팅이 더 익숙한 세태. 직접 부딪히는 관계에서 희로애락을 겪으며 성장하는 거보다 경험의 결과를 전시하고, 그 속에서 비교하는 세태.

 

우리는 내면을 충만하게 채울 인간관계의 보이지 않는 정에 목마르다.

 

인간(人間)은, 한자로 사람 인, 사이 간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사람 인(人)은 사람이 서로 기대고 있는 형상을 글자화 한 것이다. 인간이란, 서로 기대는 사이에서 사는 것, 혼자서가 아니라, 멀리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맞대고 그 사이, 사이에 속하는 것이 궁극적인 인간이 아닐까.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연결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을 끝까지 들어주는 경험인지도 모른다. AI 시대의 기술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여전히 인간에게서 살아난다. 이번 연재는 초연결 사회 속에서 점점 외로워지는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잃어버린 연결의 의미를 함께 질문 해보려 한다. 이번 편이 그 시작이다.

 

외로움에 고통스러운 현재를 살고 있다면, 벗어나 다르게 살고 싶다는 욕구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

 

이번 기획 칼럼은 총 10편의 이어지며,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비롯한 8개 시·군 센터(광주·부천·안산·오산·용인·의왕·평택·파주)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위 기관들은 ‘청소년의 생명존중 문화확산 및 위기대응체계 구축사업’을 공동 시행하고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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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