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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획 칼럼4] 결함이 틀린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존재 방식일 수 있음을 깨닫는 여정

‘청소년의 생명존중 문화확산 및 위기대응체계 구축사업’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시·군 센터(광주·부천·안산·오산·용인·의왕·평택·파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정상’이라는 하나의 기준만을 배워왔다.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결함이라 불렀고, 뒤처졌다고 생각했으며, 때로는 살아갈 이유마저 잃었다.

 

정상이라는 기준은 누구의 기준일까? 우리는 어려서부터 정상이라는 기준을 배운다. 평균에서 벗어나면 뒤처진 사람, 남들과 다르면 결함, 실패하면 부족한 사람, 그런데 과연 정상은 절대적인 것일까?

 

그것은 정말 결함일까. 아니면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또 다른 존재 방식은 아닐까.

 

여기서 김초엽의 ‘방금 떠나온 세계’를 소개한다. 김초엽 소설 속 다양한 존재들은 인간 사회가 말하는 ‘정상’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을 실패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결함은 틀린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존재 방식일 수 있다고 질문한다.

 

예컨대,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라거나, 김초엽은 ‘정상성’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말을 한다. ‘결함은 오류가 아니라 다른 존재 방식이다’라는 굉장히 현대적인 생명존중 메세지를 던진다.

 

마음은 고장 난 기계가 아니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피어나는 생명이다

 

이는 결핍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결핍을 가진 채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 차이는 엄청 중요하다.

 

대부분의 서사는 장애를 극복하고 성공하는 스토리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존엄’이라고 풀어낸다.

 

 

결함이 틀린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존재 방식일 수 있음을 깨닫는 여정

 

흔히 회복탄력성(resilience)은 많은 사람이 ‘멘탈이 강한 사람’이라고 오해한다. 그러나 최근 심리학에서 회복탄력성은 ‘어려움 속에서도 적응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회복탄력성은 ‘결함이 없는 사람의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결함까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존재 방식으로 피어나는 힘이다.

 

장애학(Disability Studies)에서 장애는 개인의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장벽 때문에 발생한다. 즉 휠체어가 문제가 아니라 계단이 문제다. 청각장애보다 자막이 없는 사회가 문제일 수도 있다. 사회가 만든 장벽이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이 개념은 생명존중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극단적인 선택 역시 개인이 약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버티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하는 ‘왜 저 사람은 약했을까’라는 생각이 아니라 ‘왜 저 사람이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었을까’라는 질문이 먼저 필요하다. 누군가의 마음을 병으로만 바라보기보다 그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 관계, 고립, 외로움, 사회적 장벽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마음의 개화 - 개화는 꽃이 피는 것이지, 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꽃은 모두 같은 날 피지 않는다. 벚꽃과 해바라기, 동백과 국화는 피는 계절도, 속도도, 모양도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꽃도 실패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회복은 누군가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피어나는 일이다.

 

그리고 생명존중은 누군가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존재 방식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가 함께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꽃은 씨앗 안에 이미 존재하던 가능성이 적절한 햇빛과 물, 시간을 만나 피어난다. 억지로 꽃잎을 펼친다고 꽃이 피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회복은 누군가를 정상으로 교정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피워내는 과정이다. 마음의 개화란 상처가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상처를 품은 채 다시 살아갈 힘이 피어나는 순간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모습으로 피어날 필요는 없다. 어떤 마음은 천천히, 어떤 마음은 여러 번 흔들린 뒤에야 꽃을 피운다. 회복탄력성이란 상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상처를 안고도 다시 살아갈 힘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생명존중은 그 과정에서 누군가를 ‘정상’으로 바꾸려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다른 존재 방식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결함은 틀림이 아니라 또 하나의 존재 방식이기 때문이다.

 

결핍이 아픔이 되지 않고, 상처가 삶의 끝이 되지 않는 사회. 완벽하지 않은 채로도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뚜벅뚜벅 걸어 나갈 수 있도록, 이제 우리가 고립된 이들에게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결의 손을 내밀어야 할 때다.

 

 

한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생명존중 문화확산’의 일환으로 ‘당신의 힐링 플레이리스트를 들려주세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자신의 힐링 음악을 추천하면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유튜브 채널 ‘힐링 플레이리스트’ 제작에 활용된다. 이번 이벤트는 링크(https://forms.gle/UKYeFL5fr2VqWFLU9)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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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