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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1 하남역사박물관 기획전 ‘감일 백제 석실분 – 교류와 융합의 타임캡슐’

1600년 만에 열린 백제 문화의 정수(精髓)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백제 한성기의 분묘 유적으로는 국내 최대 수량을 자랑하는 하남 감일동 석실분의 독특한 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국내 최초로 열렸다. (재)하남문화재단 하남역사박물관은 2021 기획전 ‘감일 백제 석실분 - 교류와 융합의 타임캡슐’을 10월 26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진행된 하남 감일 공공주택지구 조성 사업 부지에 대한 문화재 조사에서 확인된 유적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 유적 발견 이전까지는 미완이었던 백제사, 나아가 한국고대사를 복원하는 중요한 가치를 갖는 유물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하남 감일동 유적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백제 횡혈식석실분(橫穴式石室墳, 굴식돌방무덤) 전체 수인 170여 기 중 52기가 발견된 곳으로, 한성기로 한정할 경우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또한 조성된 이후 1600여 년의 세월을 건너 21세기 우리 눈앞에 나타나서 백제 최고 전성기의 개방적이고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부 ‘찬란(燦爛)’ 에서는 감일동 석실묘의 대표적인 껴묻거리[副葬品]이자 당대 최고급품으로, 중국 남조에서 유행했던 청자 호랑이 모양 항아리[靑磁虎首壺], 청자 닭 모양 항아리[靑磁鷄首壺]를 통해 최고급품 교류의 흔적을 살펴본다. 국내에서는 최초 발견일뿐 아니라 백제인의 내세관과 주거 양식을 짐작하게 해주는 부뚜막 모양 토기[竈形土器]를 비롯하여 낙랑을 제외하고는 삼국 중 가장 이른 시기의 누금기법이 발현된 금구슬[金製玉], 한성백제 분묘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쇠뇌[弩機]를 볼 수 있다.


2부 ‘전형(典型)’에서는 외래계 물품과 함께 부장되었으나 오롯이 백제 한성기를 대표하는 유물들을 소개한다. 곧은 입 항아리[直口壺], 짧은 목 항아리[短頸壺], 넓은 입 긴 목 항아리[廣口長頸壺]와 뚜껑 있는 굽다리 접시[有蓋高杯]와 바리, 뚜껑 등 시기 설정의 기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백제 토기와 네모머리못[方頭釘], 꺽쇠 등 목관 결구용품도 볼 수 있다. 더불어 하남 감일동 석실분 조사 상황을 영상으로 살펴본다.


3부 ‘영원(永遠)’은 삼국 간의 분묘 유적 비교, 중국과 일본의 유사 사례를 설명한다. 또한 한성기 이후 고려·조선 시대에도 이어진 감일동 사람의 삶을 돌아본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국가 사적급의 중요 유적과 국보 혹은 보물 이상의 가치를 지닌 출토 유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게 될 (가칭)감일백제박물관 건립 계획을 소개하여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하남의 문화유산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최종 보고서 발간, 출토 유물에 대한 국가 귀속 등 최종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어 문화재청과 문화재 조사기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유적의 발굴조사를 진행한 (재)고려문화재연구원은 기이사속(記以史續, 기록이 있어야 역사가 지속된다)을 원훈으로 활동하는 하남 소재의 문화재 조사연구기관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조사 당시 제작한 발굴조사 VR 영상을 이번 전시에서 상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으며, 문화재청에서는 유물이 대중에 공개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신속하고 유연하게 진행해주어 촉박한 중에도 계획대로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위드(with) 코로나’라는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 이번 특별전이 하남시민을 비롯한 관람객들께 ‘적극적인 문화향유’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길 바란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아직은 유효한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와 수도권 4단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별도의 개막식은 개최하지 않는다. 박물관 홈페이지의 사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전시 관람이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