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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ING

[수원 기행] 수원의 상징 중 ‘나혜석 거리’가 있다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수원의 핫플레이스 중 특이한 길목이 하나 있다. 바로 ‘나혜석 거리’이다. 수원시민과 수원의 밤을 찾는 시민에게는 꽤 익숙한 이름 나혜석.

 

요식업, 유흥문화 등이 집결된 인계동이라 실제로 많은 시민들이 찾는 거리이지만, 어두운 밤거리에서는 나혜석의 존재를 모른 채 지나쳤을 법도 하다.

 

그러나 햇살 따뜻한 낮에 거리를 거닐다 보면 나혜석 동상이 발견된다. 친숙한 이름이지만, 누구인지, 왜 이 도시 중심에 동상이 세워져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최초의 신여성’이라는 정도만 대강 아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서 나혜석이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는 잘 모른다. 오히려 친일파라고 잘못 알려진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나혜석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개화기 속 신여성이면서 동시에 독립운동을 위해 힘썼다. 여담으로는 배우 나문희의 고모할머니가 되신다고 한다.

 

수원 문화의 중심지에 나혜석이 있다

 

 

정월 나혜석은 1896년 수원시 장안구 신풍동에서 태어난 수원이 낳은 신여성이자 독립운동가이다. 실제로 그녀는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면서 신여성으로 유명했는데, 여성 인권이 낮았던 조선에서 거침없이 저항운동을 해왔다. 일례로, 그 시대에 ‘여성도 이혼할 권리가 있다’고 했으며, ‘정조는 취미’라는 글을 기고하면서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파만파했다. 무수한 남자들에게 조롱과 힐난을 받았으며, 여성에게 조차 옹호 받지 못했다.

 

그러한 나혜석의 행보는 대한민국에 본격적인 신여성주의 바람을 가져왔다. 대놓고 여자를 집에 데려오는 남편과 과감하게 이혼하고, 독립운동가 최린과 애인 관계였다.

 

무엇보다 나혜석은 독립운동을 위해 힘썼다. 그녀는 조선여자유학생친목회 활동에서 3.1운동을 준비하고 3.1운동에 참여했다. 그리고 운동 중에는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다 체포돼 5개월 동안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독립과 자유의 정신을 그린 ‘두 천사의 범’이라는 그림도 그렸다.

 

그런데 문제는 나혜석의 남편이자 변호사인 강우영이 친일파였다. 남편의 이미지가 사회적 약자였던 여인인 나혜석에서 씌어진 것이다.

 

그녀의 인권운동은 조선여성의 해방 운동이었으며, 화가로 활동하며 외국문물을 만나면서 조선이 근대화의 바람 속에서 스스로 개척하고 독립하길 바라는 움직임을 보였다.

 

나혜석-신여성. 수원-신여성의 도시.

 

 

당시 나혜석은 변호사인 김우영과 결혼하면서 신혼 여행지를 전 연인인 최승우 묘지를 방문해 비석을 세우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할 정도로 신개념 사고방식을 지닌 여성이었다. 그리고 결혼 조건도 걸었다. ▲일생을 두고 나를 사랑할 것.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말 것. ▲시어머니와 전부인 딸과 따로 살게 해 줄 것.

 

그러나 신문물을 접한 근대적인 변호사 김우영은 여자들을 집에 데려와 잠자리하는 둥 대놓고 외도를 일삼았다. 나혜석은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정조를 지킬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결국, 유럽 여행 중 최린과 연인관계를 맺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이혼을 당한 나혜석은 이혼 고백서에 “조선의 남성들아, 그대들은 인형을 원하는가. 늙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당신들이 원할 때만 안아주어도 항상 방긋방긋 웃기만 하는 인형 말이오. 나는 그대들의 노리개를 거부하오”라는 글을 기고하는데, 현재 읽어도 전혀 낯설지 않고 공감되는 대목이다.

 

수원 문화의 중심거리 인계동. 그 안에 나혜석 거리. 어두컴컴한 밤하늘 아래 수많은 네온사인이 빛나는 나혜석 거리를 걸어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햇빛이 쨍쨍한 하늘 아래 소박하게 서 있는 나혜석 동상을 기억하는가.

 

수원이 낳은 최초의 신여성, 독립운동가, 여성 서양화가. 그녀가 수원 문화의 중심지에 서있다. 그리고 수원은 그 찬란한 유산을 기억하고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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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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