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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푸르른 소리] 나는 왜 이재명에 대해 글을 쓰지 못하는가.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최근 경기도의 핫이슈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이 드러난 것과 이재명 지사가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경기도를 출입하는 기자로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기사를 쓰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관점이든 경기도 최대의 스캔들이라면 기자로서 응당 써 내려 가야 하는 게 맞다. 기사나 칼럼으로 관점을 드러내고 앞으로의 귀추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재명 도지사에 대해 아무 관점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관점이 없다 보니, 기자로서도 관점을 정해 기사를 쓰기 힘들었다. 이재명 지사와 그와 관련된 것에 대해 깊이, 자세히 생각해보았다면 어느 정도 관점과 관심이 생겨날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청을 출입하면서 그동안 이 지사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그의 정책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사실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정을 이끄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그의 정책들을 보아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보이고 좋은 정책으로써 쓰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굳이 비판적으로 보지 않았던 거다. 비판적이지 않다 보니 깊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은 화려하다.

 

청년 기본소득, 지역화폐, 수술실 CCTV,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관급공사 건설원가 공개, 건설표준 시장단가 도입, 초등학교 치과주치의제도, 결식아동 급식비 전국 최고수준 인상, 군복무 청년 무료 상해보험, 광복 항일 애국지사 연금 지원, 경기도 청소 및 현업노동자 휴게실 확대 개선, 도내 불법고리사채 뿌리 뽑기 정책, 노동이사제 도입, 부동산 허위매물 고강도 단속, 도내 어린이 친환경 건강과일 공급,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노동존중 노동국 신설, 산후조리비 지원, 그리고 최근에는 위기예측아동 발굴‧돌봄 사업 등 다양한 정책이 발굴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지사는 지난 선거 기간이나 성남 시장을 하는 동안 허구한 날 비난의 화살을 받아왔다. 언제나 이슈와 스캔들 메이커였다. 그러나 현재 도지사직을 하는 동안 그 비난과 함께 이슈가 되는 일이 현저하게 줄었다.

 

이 지사가 산에 들어가서 조용히 지내고 있어서일까? 아니다. 도정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뿌리내릴 정책들을 양산해나가면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정책은 계속 나오는데 시시비비가 줄었다는 것은, 논란이 될 만한 비판 거리 정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일하는 행보만큼은 시원스럽게 하고 있다는 평이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까닭에 이재명이 헤드라인에 뜨는 일은 줄어들었다.

 

더는 이 지사가 이슈메이커에 어울리지 않는다. 광역단체에서 정부가 할 만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도지사일 뿐이다.

 

그런데 지난 9월 6일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아 당선무효 위기에 몰렸다. 이에 이국종 교수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많은 사람과 단체에서 탄원서를 내거나 연대하여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시금 헤드라인 위에 올라갔다. 그런데 이 지사에 대해서 각종 자극적인 내용이 이슈가 되는 데 반해 도정을 살피는 데 있어서는 이슈가 되지 않는다. 언론은 자극적인 소재만을 부각시키면서 진정 시민이 알아야하는 정책 정보에 대해서는 특별히 조명하지 않는다.

 

지난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기자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큰 성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따금 싸움닭 같던 날카로운 지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지사로서, 시민의 일꾼으로서 시민의 삶을 향상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본분이라는 것이 각인 되는 대목이었다.

 

 

요즘 대한민국은 조국 사태로 시끄럽다. 정치란 모든 이의 바람을 해소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의를 멀리하고, 시민으로서 응당 누려야 할 삶에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여 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로워지도록 노력하는 게 맞다.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 시민의 일꾼은 많다. 그러나 제대로 일하는 일꾼은 많지 않다. 현재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시끄럽다. 그러나 누군가는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제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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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