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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뇌가 섹시한 소리] 12일보다 보름 늦게 태어난 것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오는 27일은 필자의 생일이다. 만 나이가 2살 어렸는데 곧 있으면 병원 처방약에 1살 어리게 찍혀 나올 걸 생각하니 더는 아직 어린 살이다고 농담 삼아 어리광 피우기도 힘들게 됐다.

 

나이든 성인이라고 해서 다 어른이 아니다. 어른의 어원 어르다의 뜻을 살펴보면 성적 관계 하다, 양육하다라는 내용이다. 생명을 잉태하고 낳아 기르기까지 해야 어른이란 말씀이다.

 

양육하는 어른은 책임감과 헤아림이 필요하다. 비단, 사람 자식을 키우는 것만 양육은 아닐 것이다. 키워내고 책임지고 헤아리는 대상이 있다면 어른의 과정을 밟아 가는 것이 아닐까.

 

화가에게 자식은 그림일 것이고, 글쟁이에게 자식은 글일 것이다. 전 재산을 다 털어 만든 사업체도 사업자와 운영자에게는 키워내야 하고, 책임져야 하고, 때로는 인격을 다 바쳐 헤아려야 할 것이다.

 

지난 12일 경기도청에 리버럴미디어언론등록이 완료됐다. 어머니께 소식을 전했더니 어머니는 원래 네 출산예정일이 512일이었는데 보름이나 늦은 27일에 태어났다예정일이 지나면 태아가 위태로우므로 의사 선생님께 꽤 혼이 났고, 제왕절개 수술하기 직전에 순산했다고 하셨다.

 

일화를 듣고 보니 예정일은 운명의 날짜처럼 느껴지고 그 날짜를 채우기 위해 오랜 시간 지나 내 자식을 태어나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감상에 빠졌다. 필자와 관련된 날짜이기에 괜히 친근하고 동화 같은 해석을 해본다.

 

우선 리버럴미디어는 태어났다. 이제는 책임감과 헤아림으로 키워내야 한다. 어른의 발자취를 밟아가며 패러다임도 새로 태어나야 한다. ‘아직 어린 살이다라는 비겁한 뉘앙스는 뇌 속에서 지워야 한다. 책임감을 이양하거나 누군가에게 헤아림을 바라는 것보다 스스로 책임지고 헤아려야 할 일이 점점 늘어갈 것이다.

 

푸른 5월에 태어나 파란을 일으키기를, 너무 춥거나 너무 덥지도 않은 날에 태어나 감사하기를, 헤아리며 성숙하기를 바라며 글을 쓴다.

 

절대 필자의 생일(0527)을 알리기 위해 쓴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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