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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뇌가 섹시한 소리] 헌 교복으로 패셔니스타가 됐었다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교복과 새로운 학용품을 맞춘다. 그러나 나는 막내로 태어나서 초등학교 입학식에 낡은 언니가 쓰던 가방을 들고 갔었고, 중학교 때도 마찬가지로 같은 중학교를 졸업하는 언니와 언니 친구들의 낡은 교복을 물려 입어야 했다.

 

그 당시 브랜드 교복이 동복 기준으로 30만 원 정도 했었다. 그때가 너무 비쌌던 거니까 지금과 별 차이는 없는 거 같다. 우리집에서는 언니가 입던 교복과 언니 친구들이 물려 줄 교복만 해도 여러 벌이라면서 새 교복을 사주지 않았다. 이해는 한다. 교복 값이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었으니까.

 

그래도 헌 교복에 나름대로 만족했던 이유는 바로 그 당시 유행에 맞춰서 교복들이 줄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1학년 중에서 가장 ‘힙’하게 짱짱하게 줄여진 교복을 입고 등교를 할 수 있었다. 자신의 덩치보다 큰 교복을 입은 친구들은 너도나도 줄여져 있는 교복을 부러워했다. 특히 동복 마이가 작을수록 좋았던 때라 쫄티 같은 마이를 입고 다녔던 게 기억난다.

 

이따금 학생부에 걸리면 교복이 문제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집에서 새 교복을 사주지 않아서 발생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희한한 건, 친구들은 교복을 줄여 입을 때마다 학생부에 빼앗기는데 나의 경우는 온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 당시 학생부장 선생님이 나를 아껴했던 덕도 있었다.

 

지금은 주말은 모두 쉬지만, 우리 때 ‘놀토’라는 개념이 생겨서 격주토요일 마다 학교를 갔었다. 학교 측은 토요일 마다 복장자율의 날로 지정했지만, 아이들은 교복을 즐겨 입었다. 옷을 입을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교복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교복을 입고 토요일마다 오전수업을 마치고 놀러 다녔다.

 

개인적으로 교복을 입는 걸 상징적인 이유로 반대하지만, 교복은 우리네 추억이 많이 담겨있는 옷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같은 또래에 같은 교육을 받은데, 같은 옷을 입는다는 건 공통점을 공유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나의 낡은 교복은 나를 패셔니스타로 만들어주었다. 지금 보면 촌스럽고 괴기하지만, 그 당시에는 최고로 예쁜 교복이었고, 자랑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낡은 교복이 창피하기도 했다. 우리집이 엄청 가난한 것도 아닌데, 혼자서 헌 교복을 입어야하는 게 내심 부끄러웠다. 그래서 더욱 교복을 줄여 입었다. 마치 ‘나는 헌 교복은 상관없고, 유행에 민감한 아이야’라고 말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경기도에서는 이제 낡은 교복을 입는 아이들이 사라진다. 헌 교복을 입고 내심 부끄러운 기분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재명의 3대 무상복지 시리즈에 ‘무상교복’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게 하는 건 물론, 우리 교육의 다양한 면을 무상교육으로 하겠다는 뜻도 있겠다.

 

이제 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무상교복을 실시하는 것은 시대적인 요구이다.

 

현재 경기도는 경기도의회를 거쳐 중학교 무상교복이 실시 중이며, 내년부터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교복을 실시하기로 개정했다. 또한, 납품된 교복에 대한 품질검사의 실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개정했다.